너는 아이를 품에 안고 간호사의 부름을 기다린다.
의사의 병원사무실 문앞에서 대기하기 위해 작은 의자에 앉아서 아이를 다독인다.
긴장해서일까 손,발이 차가워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피까지 차가워지는듯하다.
너는 아이를 다독이는건지 스스로를 다독이는건지 모를 정도로 마음이 복잡한 상태다.
이윽고 아이의 이름을 불린다.
너는 심장이 요동친다.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지만 괜찮겠지 괜찮겠지 스스로에게 말한다.
아이를 보는 의사의 눈빛은 부드러웠지만 너에게는 한없이 날카롭게 느껴졌다.
의사는 아이의 눈의 반응과 다리의 반응을 확인하고, 또 아이를 앉혀보기도 하고, 엎드려놓기도 한다.
아이를 체크하면서 낮지만 길게 음 음 소리는 내는데 너에게는 그런 미세한 소리까지 불안하게 들린다.
초진을 끝낸 의사는 아이를 너에게 안으라는 듯 짧게 신호를 주고 PC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며 말한다.
"아직은 아이가 6개월 밖에 안되서 이렇다 저렇다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조금은... 음 뭐랄까? 일반적이지는 않은 것 같아요"
너는 숨이 멎는듯하고 눈가가 떨리기 시작한다.
"우선은 몇가지를 검사를 해보고, 그 결과를 보고 다시 말씀을 드릴게요. 나가시면 앞에서 자세하게 설명해줄거예요"
엉겁의 시간 같았던 5분 남짓한 시간이 너어게는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든 시간이였다.
너는 아이를 안고 나와 간호사에게 어디로 가서 피를 뽑고 다음 예약일을 언제라는 소리에 반응을 한다.
입과 몸이 익숙하게 반응하며 답변을 했지만, 머리에서는 마치 다른 세상일 같이 느껴진다.
너는 그렇게 그 영원히 잊을 수 없을 시간을 힘들게 보냈다.